하반기투쟁에 노동운동의 명운이 달렸다  

[이용득 위원장 메세지]
  


자랑스런 조합원 동지 여러분,
지금 우리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2005년과 2006년은 앞으로 10년, 아니 향후 수십년에 이를 21세기 한국 노동운동의 운명을 가르는 엄중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800만명에 이르는 지금, 한국의 노동시장은 더 이상의 유연화가 필요 없을 정도로 유연화됐습니다. 기업들은 비용절감이든 해고든 비정규직을 통해 모두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정규직 중심의 노동조합은 더 이상 자본에 위협적인 세력이 되기 힘들어집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노사대등의 산업평화나 경제민주주의도 합의되기 어렵습니다.
또한 노동운동의 물질적 기초는 사람과 재정에서 나옵니다. 그 중에서도 노조 전임자는 운동의 핵심 자원입니다. 1년 365일 조합원과 노동운동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 그것이 바로 노조 전임자이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파업은 노동조합의 최후의 ‘선택’이자 ‘보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강행처리를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 법안’과 ‘노사관계 로드맵’은 노동조합운동의 무력화를 노리고 있는 양날의 칼입니다. 비정규직은 더욱 늘어나는 반면, 노동조합은 전임 활동가들을 잃고 결국 파업의 자유마저 상당 부분 빼앗기게 될지 모릅니다. 만약 우리가 이 싸움에서 패배한다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후퇴와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정부와 자본은 ‘비정규 법안’과 ‘로드맵’을 밀어부쳐 노동운동의 견제와 압력으로부터 해방된 ‘그들만의 천국’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운동이 힘을 잃으면 그 피해는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수백만의 빈곤층과 힘없는 약자들에게도 돌아갑니다. 우리 사회에서 노동조합은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중조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는 그동안 계급을 넘어 전국민적 이해를 대변하는데 소홀해온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비정규직의 차별철폐와 사회양극화 해소에 나서려는 노력을 시작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 싸움을 이겨놓아야 합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우리는 기필코 승리할 것입니다.
96~97년 총파업을 기억해 봅시다. 그 해 겨울 우리는 벌떼처럼 일어나 전국을 뒤흔드는 감동적인 투쟁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저 오만한 권력을 무릎 꿇게 했습니다. 이제 2005년 하반기 투쟁을 한국노총이 중심이 되어 뜨겁게 달궈냅시다!
우리의 목표는 너무도 명확합니다. 그것은 첫째, 노동부장관을 퇴진시키고 진정한 사회적 대화체제를 재구축하는 것입니다. 둘째, 일방적인 노사관계 재편을 노리는 ‘로드맵’을 무력화시키고 ‘전임자 임금 및 복수노조 교섭창구 자율결정’을 위한 민주적 법개정을 반드시 쟁취해야 합니다. 셋째, 더 이상의 비정규직 확대를 막고 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과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쟁취하는 것입니다.

한국노총이 제시한 세 가지 목표는 그냥 얻어지지 않습니다. 각급 조직은 총연맹의 지침에 따라 투쟁일정을 숙지하고 항상 조직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비상체제에 돌입해야 합니다. 투쟁상황실의 지침에 따라 실천사항들을 결의하고 현장을 솔선해서 조직해야 합니다. 각 산별과 지역본부의 순회교육에 적극 참가하는 것은 물론 조합원과 간부들의 현장토론을 온 힘을 다해 조직해야 합니다. 특히 이번 투쟁의 가늠자가 될 ‘11월 20일 전국노동자대회’를 10만 이상이 참가하는 전국적 결의의 장으로 만들어내고, 그 힘을 바탕으로 11월말 12월초로 예정된 총력투쟁을 총파업을 불사하는 각오로 준비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우리의 실천과 결의, 결사투쟁 과정에서 한국노총은 훨씬 더 커지고 훨씬 더 강력해질 것이며, 조직혁신을 배가함으로써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민주적 권위와 영향력을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위원장 역시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투쟁을 조직하고 상황을 점검하는데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한국노총 투쟁전선의 최선두에서 앞장 서 나갈 것임을 약속드리며 투쟁 현장에서 뜨겁게 만날 수 있도록 합시다.